이스라엘, 예멘 후티반군도 폭격… 중동 사방에 전쟁 불길

‘저항의 축’에 전방위 공습
이란과 전면전 위기 고조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이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폭격에 나서면서 전쟁의 불길이 중동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을 연쇄적으로 공격하면서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과의 전면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예멘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군사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며 “목표물에는 후티 반군이 이란 무기를 이 지역(예멘)으로 옮기는데 사용한 항구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전날 예멘 반군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하루만으로, 이스라엘 공군은 예멘 호데이다까지 약 1700㎞를 날아가 폭격 작전을 수행했다. 공격에는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정찰기 등 항공기 수십 대가 동원됐다. 후티 반군 측은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발전소와 연료 탱크 등 민간 인프라를 표적 삼았다며 “이는 이스라엘 정권의 반인도적 본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에 대한 첫 공습도 단행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30일 오전 베이루트 서남부의 주택가 알콜라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군 드론이 레바논 이슬람 무장단체 자마 이슬라미야 조직원 2명이 소유한 아파트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동 확전 우려에 “우리는 정말로 전면전을 피해야 한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