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자법 위반’ 김영선·명태균 압수수색 실시

김 전 의원, 2022년 지방선거 후
명씨에게 6300만원 건넨 정황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검찰이 30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제기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명태균(54) 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오전부터 김 전 의원의 자택과 명 씨의 자택 및 미래한국연구소, 회계책임자 A 씨의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세 사람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인 A 씨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하고 정치자금법 지출에 관련된 5명을 수사 의뢰했다. 수사 의뢰 대상 5명 중에 김 전 의원과 명 씨가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지방선거 때 창원 의창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당선된 뒤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6300여만 원을 명 씨에게 건네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최근 한 인터넷 매체는 지역 정가에서 활동하는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공천 관련 정보를 접했고, 김 전 의원의 지역구 이동과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 논의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명 씨에게 매달 돈을 건넨 회계책임자와 명 씨의 대화 녹취록도 일부 공개됐다. 이 매체는 김 전 의원이 2022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총 9670여만 원을 명 씨에게 건넸다고 보도했다.

거창이 고향인 김 전 의원은 2020년 총선 때 전혀 연고가 없는 창원 진해구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때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던 명 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명 씨는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돼 참석하며 김 여사와의 친분을 과시했고 같은 해 6월 치러진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과 당선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김 전 의원이 당선된 후 지역구 선거사무실에 비등록 사무원으로 책상을 두고 일하며 지역구 정책 추진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