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쉰 LG · 숨가쁜 KT… 염경엽-이강철 머리 싸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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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잠실구장서 준PO 1차전… 절친 감독 ‘리턴매치’

광주일고 출신으로 각별한 인연
2013년부터 4년간 ‘한솥밥’도
지난해 KS에선 염 감독이 승리

염, 선수 기용 탁월·전략 풍부
“어느때보다 선수들 자신감 충만”

이, 투수 교체 타이밍 ‘예술 경지’
“불펜진 견고… 기세·분위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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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잠실에서 시작되는 LG-KT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준플레이프(5전3선승제)의 관전 포인트는 염경엽(56) LG, 이강철(58) KT 감독의 지략대결이다.

두 사령탑의 인연은 각별하다. 광주일고 출신인 둘은 야구계에서 대표적인 ‘절친’으로 통한다. 나이는 이 감독이 염 감독보다 두 살 위다. 두 사람이 절친이 된 것은 2012시즌을 마친 뒤부터다. 2012년 10월 넥센(현 키움) 사령탑으로 선임된 염 감독은 당시 KIA를 떠나, 갈 곳 없던 이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후 두 사람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 감독이 먼저 차지했다. 이 감독은 2019년 KT 감독으로 선임됐고, 사령탑 데뷔 첫해 5할 승률(71승 2무 71패)을 달성한 뒤 2020년 3위, 2021년엔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6년까지 넥센을 이끌었던 염 감독은 2019∼2020년 시즌 SK(현 SSG)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2019년 3위, 2020년 9위에 머문 뒤 중도 사퇴했다.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야구해설위원,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기술위원장 등을 역임한 염 감독은 지난해 LG 지휘봉을 잡고 복귀,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이 감독이 이끄는 KT를 4승 1패로 제압하고 LG에 3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안겼다.

염 감독은 내야수, 이 감독은 투수 출신. 그래서 지도 스타일에선 차이가 있다. 두뇌 회전이 빠른 염 감독은 ‘판’을 읽는 시야가 넓고 정확하다. 염 감독에게 ‘염갈량’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은 삼국지 최고의 전략가인 제갈량처럼 신출귀몰한 선수 기용과 계책이 풍부하기 때문. 여기에 염 감독은 플랜A는 물론 플랜B, C까지 마련하고, ‘뛰는 야구’ 등 다채로운 전략전술로 상대를 압박한다.

이 감독은 ‘직감’을 믿고 빠르게 판단한다. 물론 경기 전 선수들의 데이터와 컨디션 등이 머릿속에 저장돼 있다. 경기 중엔 사소한 것일지라도 절대 놓치지 않는다. 특히 투수 교체 타이밍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이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예술의 영역에 비유될 정도다.

LG는 지난달 28일 정규리그 일정을 마무리하고 6일의 휴식을 취했다. 약점인 선발과 불펜 등 투수진이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여기에 믿는 구석은 타선. 올해 정규리그 출루 왕인 톱타자 홍창기를 시작으로 김현수, 오스틴 딘, 문보경의 상위 타선, 이어 나오는 오지환, 박동원의 하위 타선까지 짜임새가 좋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타격에 대해 신경을 썼고, 타격감 유지에 집중하며 훈련했다. 우리 선수들의 작년 경험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면, KT는 지난 1일 5위 결정전을 시작으로 2∼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쉼 없이 치렀다. 하루 휴식을 취하지만 큰 경기를 연달아 치른 탓에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 KT는 외국인 원투 펀치를 1∼2차전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박영현, 손동현, 김민 등이 버틴 불펜진의 견고함은 LG에 앞선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어려운 경기를 계속 뒤집으며 이기다 보니까 기세와 분위기가 좋아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최초의 기록을 이어가 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