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 어차피 입장 바꿀 것 아닌가”… ‘금투세 폐지’ 재압박

민주, 오늘 의총서 당론 결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한 당론을 정할 예정인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에 참석해 “민주당은 조금 더 (금투세 폐지 당론 결정에) 힘내 달라”며 “어차피 (금투세 시행에서) 입장을 바꿀 것 아닌가. 바꾸는 김에 1400만 투자자가 진짜 원하는 폐지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유예와 폐지는 완전히 다르다”며 “(민주당이 당론으로 유예하기로 하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예측 가능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입장을 바꿨다고 놀리거나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며 “국가를 위한 판단이고 국민, 투자자를 위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금투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정리를 분명하게 해달라”며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는 (민주당의) 입장 때문에 국내 주식 투자자 가슴에 멍든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이른 시간 내 결론을 도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에 도입할지, 유예 또는 폐지할지를 두고 마지막 공개 논의를 했다. 금투세와 관련한 당론을 확정하기 전 당내 여론 지형이 어떻게 되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인 셈이다.

민주당은 금투세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지도부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금투세 시행 시기에 따른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유예’를 당론으로 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물론 이언주·김민석 최고위원이 금투세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지도부 내에서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폐지 결정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이번에 유예하면 사실상 다시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폐지나 다름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보름·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