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마다 느는 어린이학대… 구속률은 1% 안돼

작년 1만4368명 검거에도
구속 사례는 130명에 그쳐
훈육 인식탓 대개 보호처분

지난 2020년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가 양모의 학대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사건 절반 이상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보호사건’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도 1% 미만에 불과했다.

4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2022년 1만1970건에서 지난해 1만3015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8월까지 8351건 발생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아동학대 혐의로 검거된 인원도 2022년 1만3118명, 지난해 1만4368명이었고 올해는 8월까지 9149명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검거 인원 중 구속된 사람은 전체의 0.90%인 130명에 그쳤고, 과반인 7900명이 형사 절차 대신 보호사건으로 송치됐다. 올해도 구속 인원은 0.99%인 91명에 불과했고, 4919명은 보호사건으로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사법기관이 가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모의 학대 행위를 훈육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교육·보육시설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비교적 엄격하게 처벌하더라도 부모에 대해선 훈육으로 봐주는 경향이 있다”며 “보호처분으로 가서 교육상담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처벌이 약하다 보니 재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최형승 법무법인 새로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육아·아동복지 분야의 사회적 지원이 불완전한 점,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구속률과 기소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 역시 올해 8월까지 1만3157명이 검거돼 연말까지 지난해 수치(1만5437명)를 경신할 전망이지만, 이 중 구속은 전체의 0.43%인 57명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6213명은 즉결심판·훈방·불기소 결정 등을 받았다. 김 의원은 “아동학대와 학교폭력에 공동체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