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사건’ 무혐의 종결됐지만… 수심위 무용론 등 고개

수심위, 같은사건 놓고 다른 결론
유력인사 비공개 소환 논란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사건처리 과정에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역할 논란과 유력인사 비공개 소환조사 논란 등을 남겼다. 특히 수심위 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첫 사례로 기록되며 관련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가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은 2018년 수심위 제도 도입 후 검찰이 기소 의결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검찰은 수심위가 수사팀과 다른 결론을 내린 8건 중 4건은 수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4건 모두 수심위의 불기소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소한 사례였다. 검찰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심위 제도를 활용했다는 평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소모적 논란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직권 소집한 김 여사 수심위는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후 최재영 목사 측 신청으로 성사된 두 번째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한해 최 목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은 청탁금지법 제8조 5항이 공직자나 그 배우자에게 금품을 건네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며 직무 관련성 여부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진 않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유권해석은 직무 관련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는 점을 불기소 처분 근거로 들었다. 이 판단으로 인해 청탁금지법상 직무 관련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비공개리에 제3의 장소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점도 논란의 여지를 줬다. 윤 대통령은 문제가 불거지자 직접 “저도 검사 시절 전직 대통령 부인, 영부인에 대해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조사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전직 대통령 부인 자택 조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사건 관계인에 대해 이 전 총장이 ‘청사 내 조사’를 원칙으로 강조해 온 만큼 검찰 내 갈등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