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볼 외친 염갈량, 100% 확률 잡았다…홈런포 앞세운 LG, 준PO 3차전 승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의 오스틴 딘이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와의 경기에서 5회 초 홈런포를 때려내고 있다. 뉴시스

수원 = 정세영 기자

"어쨌든 수원 왔으니까 빅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타순은 홈런을 때릴 능력이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빅볼 야구’를 강조했다. 빅볼 야구는 작전지시를 줄이고 강공 위주로 대량득점을 노리는 경기운영을 뜻한다.

이날 염 감독은 박동원을 기존 7번 타순에서 5번으로 전진 배치한 것을 두고 "강한 선수가 (타순에) 몰려있는 게 득점 확률이 높다"면서 "우리 타순은 5∼6명의 선수가 홈런을 때릴 능력이 있다. 빅볼이 된다면 경기가 잘 풀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염 감독의 바람이 선수단에 전달됐을까. LG 타선은 염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특히 염 감독이 강조한 홈런포를 앞세워 KT를 6-5로 제압했다. LG는 이번 시리즈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섰다. LG는 1승만 더 보태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아울러 LG는 플레이오프로 가는 100% 확률도 잡았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뒤 3차전에 승리한 6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LG는 홈런포로 경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LG는 0-0으로 맞선 2회 초 1사에서 박동원의 좌월 솔로포로 리드를 잡았다. LG의 첫 포스트시즌 대포. 이후 경기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승부가 갈린 것은 5회. LG가 짜릿한 한방을 터뜨렸다. 2-3으로 뒤진 5회 1사 1, 2루에서 오스틴 딘이 해결사로 나섰다. 오스틴은 KT 웨스 벤자민의 몸쪽 낮은 시속 141㎞짜리 초구 커터에 벼락같은 스윙을 휘둘러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오스틴의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 됐다. 경기 뒤 염 감독은 "오늘 타선에서 빅볼을 생각했다. 박동원이 홈런을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터줬다. 오스틴의 3점홈런으로 경기를 완전히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되짚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의 손주영이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와의 경기에서 4회 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마운드에서는 이날 LG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손주영이 호투가 단연 돋보였다. 손주영은 2.2이닝 5안타 3실점(2자책점)하고 물러난 선발투수 최원태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뒤 KT 타선을 5.1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손주영은 이날 KT 상대로 삼진 7개를 뺏어낼 정도로 완벽한 구위를 자랑했다. 손주영은 경기 뒤 3차전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손주영은 이날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LG 투수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챙긴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염 감독은 "손주영이 오늘 승리에 있어 최고의 활약을 했다. 자기 역할을 하며 완벽한 피칭을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KT는 3-6으로 뒤진 9회 말 반격에서 배정대의 중월 투런홈런으로 5-6으로 추격했지만, 더는 점수를 뽑지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장타가 확실히 게임을 지배한다. 장타를 내주면서 승기를 내줬다. 운이 안 따른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