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인’ 김남조 1주기에 시전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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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작업한 19권 한데 묶어
권영민 간행위원장 등 참석

지난해 10월 10일 세상을 떠난 한국 여성시단의 거목 김남조(사진) 시인의 1주기를 맞아 ‘김남조 시전집’이 출간됐다. 김남조시전집간행위원회(위원회)는 1953년 출간된 시인의 첫 시집 ‘목숨’부터 2020년 출간된 마지막 시집 ‘사람아, 사람아’에 이르는 19권의 시집을 한데 모은 시전집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위원장을 맡은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나태주, 신달자, 문태준 시인 등 문학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간행사를 통해 “김 시인의 시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전후 시단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시적 열정과 진지한 태도는 지나온 70여 년의 역사 속에서 늘 싱그럽고 맑다”고 전했다.

시전집을 통해 돌아본 김 시인의 초기 작품 세계는 사랑으로 대표된다. 시인은 인간과 인간이 나누는 사랑과 인간을 향한 신의 사랑을 고요한 시어로 노래했다. 그의 시 경향은 후기로 갈수록 깊은 신앙과 인류 전체를 위한 기도로 변화한다. 이는 단순히 주제의식의 변화를 넘어 진술방법과 내용 면에서의 두드러진 변화로 나타난다. 이날 권영민 위원장은 “창작 초기에 활발하게 타올랐던 시에 대한 열정을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종교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던 시인의 시는 경이롭다”고 말했다. 또한 “시전집 출간은 일찍이 기획돼 시인의 아흔 생에 맞춰 발간을 예정했는데 전 세계적 감염병 유행으로 늦어지던 중 시인이 돌아가셨다”며 “오늘 당신의 시전집을 안겨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떠난 시인을 그리워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