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5일째 최민호 세종시장 마지막 호소 “예산 살려달라”…세종 민주당 응답할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단식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10일 위로방문한 김종민 의원.

정원박람회·빛축제 예산 전액 삭감 ‘의원님께 보내는 마지막 호소문’ 공개
"공실 해결·상권 활성화 등 적은 비용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이득 확신"설득
"일회성 행사 아냐… 국가정원 거쳐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발돋움하게 할 것"

세종=김창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세종시의회가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2024년 빛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지난 6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최민호 세종시장이 단식 5일째인 10일 민주당 시의원들에 보내는 마지막 호소문을 공개했다.

11일 열리는 세종시의회 임시회가 정상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해 예산이 통과되어야 하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규정한 최 시장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초조함과 절박함에 마지막 호소를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시장은 호소문에서 "세종시는 호수공원, 중앙공원, 국립수목원, 정부청사 옥상정원 등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세계적인 정원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국가가 만들어준 이러한 기반에 적은 비용과 노력만 더한다면 우리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원도시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투입되는 비용은 많지 않지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실로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반드시 개최되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최 시장은 박람회 개최의 당위성에 대해 우선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많은 사람을 우리 시에 찾아오게 함으로써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상가 공실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숙박시설이 부족해 박람회 개최가 시기상조라고 하는 주장도 있지만 충남도 근무 당시 2002년 태안 꽃박람회 사무총장으로 행사를 성공시킨 본인의 경험에 비춰 보면, 오히려 꽃박람회 이후에 태안에 호텔이나 펜션 등 숙박시설이 크게 늘어난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 시장은 박람회는 세계대학경기대회와 함께 아름답게 단장한 정원도시 세종을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이듬해인 2027년 7월 세계대학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약 150개국에서 1만5000명이 넘는 선수와 임원들이 충청권을 방문한다"며 "특히 세종시에는 선수촌이 위치하게 되고, 중앙공원에서는 폐막식이 개최되는 등 국제정원도시로서의 위상을 세계 곳곳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는데 우리가 왜 이를 포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최 시장이 세번째로 내세운 개최 당위성 근거는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그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세종시의 아파트 등 부동산 자산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세종시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개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의 일환으로 조성하고 있는 아파트정원, 학교정원, 마을정원 등이 시민들에게 쾌적한 삶을 제공하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는 것이 최 시장의 주장이다.

최 시장은 박람회 개최 이후 구상도 밝혔다. 그는 "정원도시박람회는 결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며 "행사가 끝나도 시설 대부분은 그대로 유지관리되면서 지방정원, 국가정원으로 발전해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발돋움하게 할 것"이라고 장기적인 발전 구상을 밝혔다.

타 도시의 정원도시 붐도 소개했다. 최 시장은 "기존에 국가정원으로 많이 알려진 순천, 울산뿐 아니라 서울, 대전과 대구 등 수많은 도시가 정원도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단식 기간 중 찾아주신 김영환 충북 지사는 ‘충청북도 전체를 정원화하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면서 충청권 전체가 참여하는 ‘금강 정원박람회를 고려해보자’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최 시장은 "훌륭한 정원 인프라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우리 세종시가 정원도시 경쟁에서 일부러 낙오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며 "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절대 포기되어서는 안 되는 프로젝트"라고 역설했다.

최 시장은 마지막으로 "빛축제도 세종시에만 있는 이응다리, 광활한 금강과 벌판을 활용한다면 국내 3대 불꽃축제로 거듭나고 발돋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세종시의 미래를 위해 밤낮으로 고민해 주셨던 세종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여러분이 시민과 시의 미래를 위해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살려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시장은 민주당 주도의 세종시의회가 박람회 조직위 출범 등 관련 예산 14억 원과 올 연말 빛축제 예산 등을 지난 달 전액삭감하자 지난 6일부터 예산 복원을 요구하며 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노숙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초유의 광역단체장 단식 사태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등 각계의 응원·위로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