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 국감 ‘헌법재판관 후임 지연’ 공방

민주 “의석수 따라 2명 추천”
국힘 “의회독재 자인하는 꼴”

여야는 11일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는 17일 임기가 만료되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의 후임자 지명이 지연되면서 불거진 ‘헌법재판소 마비’ 가능성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추천권을 정치 도구화한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를 반영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제1당이 과반을 차지한 상태에서 헌법재판관 인선이 이뤄진 2번의 사례 중 14대 국회에서 민주자유당만 2명을 추천했다”며 “민주당은 본인들이 독재정당으로 취급한 민자당과 똑같은 행동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결국 민주당이 의회 독재 정당임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10월 헌재 공백으로 이득을 취하는 자는 대한민국에 오직 민주당뿐이다”라고 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의 임기가 17일에 끝난다.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7명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 재판관 9명 중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각각 3명을 지명한다. 나머지 3명은 국회 몫인데 구체적인 추천 방식은 정해두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회 몫 재판관 3명 중 2명을 추천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여야가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여야 합의로 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민자당 당시 여야 의석수는 70∼80석 차이가 났다”며 “22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석수가 그 정도 차이 난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당이 2명을 추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민정혜·김대영·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