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최대 서식지 백령도…발전소 기름유출로 토양오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백령발전소 모습. 허종식 의원실

발암물질 기준치 1.5배 초과 검출
허종식 의원, 청정에너지 도입주장


인천=지건태 기자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의 국내 최대 서식지인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갑)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백령면 남포리 일원 토지에서 기준치(2000㎎/㎏)를 1.5배 이상 초과한 3601㎎/㎏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검출됐다. 석유계총탄화수소는 원유에서 발견되는 모든 탄화수소 혼합물로 벤젠, 톨루엔 등과 같이 발암물질에 속한다.

백령도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929세대 4845명으로 한전은 이들에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1만5000kW급 발전설비(디젤엔진 8대)를 위탁 관리하고 있다.

허 의원 측은 한전이 운영하는 이곳 발전설비와 연결된 연료이송 배관에서 누출된 유류로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곳 발전소 주변 토양오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전에 따르면 2020년에도 기준치를 초과한 2864㎎/㎏의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한전은 당시 연료이송 배관에서 기름 누출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이듬해 정밀조사에서 211㎥ 상당의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한전은 이달 말부터 발전설비 주변 오염토 정화와 폐송유관 철거 공사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위탁 관리하는 전국 65개 도서 지역 발전소 중 기준치를 초과한 토양오염 사례가 적발된 것은 백령도가 유일하다.

허 의원은 "육지에서 뱃길로 230㎞ 떨어진 백령도까지 발전소 운영을 위해 기름을 실어 나르기보다 천혜의 도서 지역 환경보호를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멸종위기 해양생물이자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는 유네스코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