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6개월만에 결론… 檢 ‘수사 지연’ 논란

두개 정권… 총장 3번 바뀌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4년 6개월여 만에야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면서 검찰이 수사 지연으로 인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2부(부장 최재훈)는 김 여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2020년 4월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 이후 4년 반 만에 검찰의 최종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이 수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바뀔 동안 어정쩡한 형태로 이어져 왔다. 2020년 10월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뒤 같은 해 11월 사건을 형사6부에서 반부패수사 2부로 재배당했다. 검찰총장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이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은 회복되지 못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올 7월 초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도이치모터스 수사지휘권 회복을 구두로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심우정 검찰총장도 끝내 수사지휘권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수사팀이 7월 20일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대면 조사를 할 당시에도 조사한 지 10시간가량 지나서야 대검찰청에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지며 검찰 안팎이 시끄러워졌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도 결국 뚜렷한 명분 없이 수사가 지연되면서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키고,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해 마무리하면 됐을 텐데, 시간을 끌면서 오히려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듯한 모양새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