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최고위서 ‘쇄신’ 11회 언급… “이번이 마지막, 변화에 몸 안 사릴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쇄신 시계’ 째깍째깍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당·정 혁신 시험대

한동훈, 최고위 16분간 발언
“김여사 일로 모든 이슈 덮여
쇄신만이 야당의 헌정파괴 막을것”

내주 윤·한 독대 주도권 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10·16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금정구청장을 사수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굳건히 한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 및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야권이 단일화에 성공하며 패배 위기감이 도는 가운데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며 판세를 바꿨다. 다음 주 초 예정된 윤 대통령과 독대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 해결을 비롯해 국정 기존 변화 등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들께서 변화와 쇄신을 명령하신 것”이라며 “김 여사 관련 국민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부 개혁이 국민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김 여사 관련 일들로 모든 정치 이슈가 덮이는 게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제가 앞장서고 몸을 사리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했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인적 쇄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김 여사 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통령실의 반박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공개 최고위에서 16분간 발언하며 ‘쇄신’이란 단어를 11차례나 언급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후, 김 여사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선거 전략 변화가 민심을 움직였다”는 자신감에 기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선거전이 본격화하기 전에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었으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고 텃밭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김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거론하는 등 ‘여당 내 야당’ 같은 목소리를 내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한 대표가 앞으로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선거 직전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발언으로) 야당의 탄핵공세에 밑밥을 깔아주는 것 아니냐, 오히려 야당의 술책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 해당행위 아니냐 이런 식의 지적이 또 나왔다”며 “(금정구청장 선거 결과로) 그게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친한계에서는 재·보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을 겨냥, 김 여사 관련 이슈를 부각한 한 대표의 차별화에 대한 ‘민심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금정구청장 선거 결과라고 봤다.

친윤(친윤석열)계도 한 대표가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을 부인하지 못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만약 선거에 패배했으면 또 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었는데 그걸 봉쇄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한 대표한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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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금정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20%포인트 이상 득표율로 앞선 것은 선거 막판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혈세 낭비’ 발언이 보수 집결을 불러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정선·염유섭·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