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몽마르트르 광장엔 예술이 숨 쉰다[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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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언제부터인가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의 모습은 점차 보기 힘들어진 풍경이 되었다. 새하얀 도화지와 그것을 받쳐주는 이젤, 4B 연필과 붓을 들고 있는 화가의 모습은 이제 관광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의 발달로 편리함이 우선시되는 시대에서, 예술은 점차 경제적인 가치로만 평가된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예술 작품이 과연 그만한 대가를 받을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게 되면서, 거리의 화가들이 사라져도 그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된 것이다. 현대인들은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로 카메라나 스마트폰 같은 편리한 기기를 택하고, 그 시절의 낭만은 점점 잊혀가고 있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테르트르 광장은 여전히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작은 광장에 수많은 화가들이 모여 여행객들의 초상화를 그리거나 자신만의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은 정식 예술가 협회에 등록된 작가들로, 약 150명의 예술가들이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다. 몽마르트르는 오랫동안 예술과 창작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에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거점이었으며, 빈센트 반 고흐와 르누아르 같은 세계적인 화가들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테르트르 광장의 화가들은 작품 앞에서 진지한 자세로 작업에 임하며, 그 앞에 앉은 여행객들은 마치 명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특별한 경험을 얻는다. 파리가 ‘낭만의 도시’라 불리는 이유다.

■ 촬영노트

일반적인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할 때 그 안에도 재미난 피사체가 있는지를 찾게 된다. 진지한 모습으로 그림의 일부가 되어 가던 한 여행객이 카메라를 들자 수줍은 미소를 짓는 순간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