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시대를 물들인 K-컬처…‘프랑스 K-박람회’ 첫 날 1만3000명 운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개막한 ‘2024 프랑스 K-박람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나폴레옹 시대 문화유산인 파리 브롱냐르 궁(Palais Brongniart)이 K-컬처로 물들었다.

26일(현지시간) 이 곳에서 개막한 ‘2024 프랑스 케이-박람회(K-EXPO FRANCE 2024)’에는 첫 날 1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10시부터 입장이었지만 현지 한류팬들은 일찌감치 길게 줄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이른 시각부터 족히 1000명 넘는 대기 인원이 몰렸다.

26일 포문을 연 기업·소비자(B2C) 거래 행사는 ‘서울 사람의 하루’(A Day of Seoulite)라는 주제로 아침부터 밤까지 서울에서 만끽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브롱냐르 궁 안에 망라했다. ▲미용(뷰티)·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 ▲패션 ▲애니메이션·캐릭터 ▲K-팝 ▲K-북 ▲K드라마·웹툰 ▲게임 ▲음식(푸드) 등 총 13개의 전시·체험관을 운영하고 콘텐츠 산업의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식재산권(IP)과 연관 산업 제품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경험’이 강조됐다. K-스테이지에서는 농·수산 식품을 활용한 요리쇼와 K-미용(뷰티) 시연회가 진행됐다. 웹소설을 게임으로 탈바꿈한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기획관에서는 직접 게임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됐다. 행사장 2층에는 한류 팬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K-라운지’가 조성됐다. K-예능 대표 게임인 랜덤플레이 댄스, K-드라마 삽입곡(OST) 맞추기 게임 등 시간대별로 행사를 진행하고, 즉석 사진을 찍는 사진관도 상설 운영했다. 한글의 달을 맞이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박물관 상품 브랜드 ‘뮷즈(MU:DS)’와 방탄소년단(BTS) 협업으로 한정 출시된 백자 달항아리와 반가사유상 작은 모형(미니어처) 등도 해외에서 처음 선보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개막한 ‘2024 프랑스 K-박람회에 참여한 그룹 빅오션.’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프랑스를 찾은 한류스타들을 직접 만날 기회도 제공됐다. K-팝 그룹 몬스타엑스 민혁은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전시했다. 아울러 이 날 현장에 방문해 고래를 모티브 삼아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등 팬들도 가까이서 소통했다. K-드라마 삽입곡(OST) 온라인 콘서트인 ‘온 더 케이:디’(ON THE K:D)에는 세계 최초 청각 장애 K-팝 그룹인 빅오션이 직접 참여했고, 드라마 ‘더 글로리’·‘눈물의 여왕’으로 주목받은 배우 박성훈의 팬미팅도 열렸다. 박성훈은 2시가 가량 진행된 팬미팅에서 "뤽 베송의 감독의 영화 ‘레옹’과 마리앙 코티아르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와 배우다. 다시 한번 파리를 방문해 이같은 자리를 같은 게 제 꿈"이라고 말해 객석을 가득 메운 현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아울러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시장을 겨냥한 패션쇼도 진행됐다. K-팝 그룹 에스파와 엔시티(NCT)의 무대의상을 닙그너스, 선우 등 현 K-패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융합 패션쇼 ‘와이스리케이 코레’(Y3K Coree)가 브롱냐르 궁을 거대한 런웨이로 만들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개막한 ‘2024 프랑스 K-박람회에 참석한 배우 박성훈.’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 날 박람회의 또 다른 주인공은 ‘책’이었다. 얼마 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발맞춰 한국 출판콘텐츠를 알리기 위한 ‘K-북 전시관’이 조성됐다.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과 ‘글 없는 그림책’ 등 한국 그림책 총 59종 ▲프랑스에 번역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 총 36종 등 그림책·문학·웹소설 총 100여 종을 소개했다. 한강 작가의 쾌거를 기념하고자 프랑스 번역 출간작인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가 작품 5종을 조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유럽 시장에 ‘K-스릴러’를 알린 김언수 작가는 26일 박람회를 찾은 팬들과 대담을 가졌다. 김 작가는 "우리의 존재를 변화시키는 유일한 것은 경험"이라며 "책을 통해 다른 존재를 경험하는 것이다. 살인자, 광부가 되어 보고, 가난한 사람이나 왕과 거지가 되는 체험을 할 때마다 유한한 삶은 무한하게 확장된다. 이것이 책을 읽고 쓰는 유일한 이유"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개막한 ‘2024 프랑스 K-박람회’에 참여한 현지 팬들의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편 이 행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해양수산부(장관 강도형),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는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직무대행 유현석), 한국무역협회(회장 윤진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홍문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유정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준희) 등이 참여했다. 기업·소비자 거래 행사는 27일까지 진행되고, 국내 기업과 해외 구매자의 수출 상담을 지원하는 기업 간 거래(B2B) 행사가 29∼30일 열린다.

파리(프랑스)=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