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 막힐땐 잠시 ‘쉬어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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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성수대교 북단 정원조성

5600㎡ 규모에 식물 2만여그루
운전자 피로 덜고 미세먼지 저감

서울시가 강변북로 성수대교 북단 일대에 5600㎡ 규모의 도심 정원인 ‘힘들거든 쉬어가든(Garden·사진)’을 조성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25만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이 구간은 배기가스와 교통 체증으로 운전자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던 곳이었다. 이에 시는 운전자들에게 마음의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정원을 조성하는 기획을 추진해 왔다. 단순히 도로 주변에 녹지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일상 속에서 자연을 통해 치유와 안정을 제공하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서울시는 힘들거든 쉬어가든에 총 36종의 수목 6500여 그루와 46종의 초화류 1만8000여 그루를 심었다. 운전자의 시야를 해치지 않도록 키가 작은 초화류를 주로 심었고,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품종과 ‘서울 매력식물 400’으로 선정된 식물들을 포함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 개선에 생태적 가치를 더하고자 했다”며 “대왕철쭉, 흰말채, 매자 같은 나무들이 가을마다 붉게 물들어 풍성하고 다채로운 경관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정원 설계 단계에서부터 자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도 기능적 요소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소나무의 경우 나무뿌리를 돋보이게 하고, 정원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맥문동 등 지피식물(지표를 낮게 덮는 식물)로 덮었다. 특히 성수대교 위령탑 주변에는 구절초 등 흰색 계통 꽃을 피우는 식물을 심어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또 지친 운전자를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정원에 ‘힘들거든 쉬어가든’ ‘막히거든 천천히가든’ 등 글자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정체가 잦은 구간에서 녹음이 가득한 공간만큼 반가운 곳은 없다. 이 정원이 운전자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덜어주는 힐링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환경문제 해결과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는 정원 조성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