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꿈 펼치는 청년 기획자 “행복해하는 아이들 보며 보람”[농촌愛올래]

■ 농촌愛올래

유수정 스튜디오 유크리 대표
“지역형 엔터회사 만들고 싶어”

부안 =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서 미래를 찾고 있습니다!”

유수정(31) 스튜디오 유크리 대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보기 드문 ‘청년 문화기획자’다. 요즘처럼 지방에 가면 “가장 젊은 사람이 환갑이어서 이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 시대에 30대 청년 문화기획자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 신기한 느낌마저 든다.

유 대표는 전북 부안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마치고, 대학(홍익대 동양화과)에 입학하면서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대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코로나19 광풍(狂風)이 몰아치던 2020년 잠시 고향인 부안에 내려왔다가 행사 디자인과 문화 기행을 기획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주저앉은 케이스다.

유 대표는 “서울이라는 삭막한 공간에서 생활하다가 잠시 내려온 고향은 너무나 나를 환영해줬고, 살갑게 반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 뒤 부안에서 부안청년포럼(2022년)을 총괄 기획하는 등 다양한 지역 문화 행사를 이끌어왔다. 올해는 ‘애벌레캠핑’이라는 이름의, 본인 주장에 따르면 ‘전국 유일의’ 친환경 집짓기를 포함한 생태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애벌레캠핑은 친환경이라는 개념에 맞게 대나무와 버려진 현수막으로 집을 짓고, 가족이 하룻밤 캠핑을 함께하는 생태 관광 프로그램”이라며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노지 캠핑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벌레캠핑은 올해 네 번째인데, 매회 신청자가 정원을 크게 넘기는 등 인기가 많다”며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걸 보는 것이 좋고, 가족이 와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현재 유크리라는 회사를 차린 유 대표는 올해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직원도 한 명 채용했다. 유 대표는 “지역에서 청년이 문화예술인으로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장(場)을 만들고 싶다”며 “지역으로 청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미래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인 부안에서 문화기획자로 꾸준한 활동을 펼쳐 앞으로 지역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