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수영 배우며 사랑에 빠져[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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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이경환(31)·한하서(여·31) 부부

저(하서)와 남편의 인연은 동네 수영장에서 시작됐답니다. 2019년 9월 저는 서울살이를 청산하고 고향 대구로 돌아왔어요. 그동안 직장에 다니느라 쉬었던 운동을 재개하기 위해 집 근처 수영장에 등록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배워왔기 때문에 바로 상급반에 배정받았죠. 그때 함께 수영하던 언니와 친해졌는데, 그분 어머님께서 마침 수영 기초반에 다니셨거든요. 어머님께 기초반 이야기를 가끔 전해 들었는데, 열정 넘치게 수영하는 제 또래 남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바로 남편이었죠.

코로나19로 수영장에 다니는 인원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반이 합쳐지게 됐어요. 중급반으로 승급했던 남편과 전 함께 수영을 배우게 됐죠.

함께 수영하던 또래끼리 친해져 수업이 끝나면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늘어났는데요. 그때 수모와 수경을 벗은 남편을 처음 봤는데, 청초한 모습에 눈이 갔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말 선한 사람이란 인상도 받았고요. 처음에는 좋은 ‘남사친’이 생겼다고 좋아했는데요. 어느 날 새벽에 남편이 드라이브를 가자고 절 불러내더라고요. 그전까지만 해도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인 사이로 지내왔는데, 그날을 기점으로 서로 호감이 있다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어요. 얼마 뒤 술자리를 마치고 남편이 저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나를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더라고요. 당연히 고백할 줄 알았는데, 그러고선 아무 말도 없길래 제가 먼저 만나보자고, 사귀고 싶으면 제대로 말하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다시 고백하면서 저희의 연애가 시작됐답니다.

3년 넘게 연애하면서 부산·경주·포항·단양 등 둘이 여행을 참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울릉도 여행’은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답니다. 둘이서 배낭을 멘 채로 울릉도를 헤집고 돌아다녔던 경험부터 다른 커플과 우연히 만나 여행을 했던 추억까지 지금도 소중하게 생각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