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규제 입법 급물살… 발의만 9건, 이르면 연내 통과

현행법상 '담배'에 포함 안돼
판매 규제·과세 대상에서 제외
복지위, 기재위 개정 건의 추진
BAT 신제품 국내판매 앞 촉각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된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 입법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보건당국이 진행 중인 합성니코틴 담배의 인체 유해성 연구용역 중간결과에서 합성니코틴에도 천연니코틴과 같은 상당수의 발암성·생식독성 유해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회에서는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를 뼈대로 하는 법안이 무더기로 발의돼 이르면 연내 법안 통과가 유력시된다.

글로벌 담배 기업 중 한국 합성니코틴 담배시장 진출을 처음 선언한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최근 신제품 생산에 본격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담배업계는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국회와 담배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는 합성니코틴을 담배 정의에 포함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재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포함해 현재 여야가 내놓은 합성니코틴 규제 법안만 9건에 달한다. 합성니코틴 담배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어서 각종 세금·판매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기재위 관계자는 “올해 11∼12월 중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회부돼 통과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미 다른 담배 제품들이 세금을 내는 상황에서, 합성니코틴 담배만 세금을 안 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역시 위원회 차원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담배사업법 개정을 기재위에 건의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년간 합성니코틴 담배에 부과하지 못한 제세부담금은 4년간 3조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착수한 합성니코틴 인체 유해성 연구용역 중간결과에서 합성니코틴 담배의 유해성이 확인된 점도 법 개정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용역 중간결과 보고서 따르면 연초·합성니코틴 원액 정량 분석 결과 모두 상당수의 발암성·생식독성 유해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에서 합성니코틴 담배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BAT는 신제품 ‘노마드’ 해외 생산에 본격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부터 국내에 상품을 유통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BAT가 국내 합성니코틴 담배시장 진출 방침을 확인한 지 6개월 만이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