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한국 오는 영웅들… 유엔참전용사 등 63명 방한

보훈부, 국제추모의날 진행

국가보훈부(장관 강정애)는 오는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참전용사를 비롯한 유·가족 63명을 초청하는 재방한 행사를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행사에는 미국과 호주, 필리핀, 네덜란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벨기에, 스웨덴 참전용사 12명을 포함해 총 20개 참전국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63명이 참석한다.

재방한 참전용사 중 최고령자는 호주의 존 머피(95·왼쪽 사진)로, 1951년 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참전했으며 가평 전투 중 수류탄 폭발로 부상을 입었음에도 마량산 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전쟁 후 처음 한국을 찾는 참전용사들도 있다. 미국 아우렐리오 아길라르 루이즈(오른쪽)는 1951년 6월 제1보병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샌드백 캐슬·장진호 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거제포로수용소 경비가 첫 임무였던 그는 참혹한 기억으로 전쟁 후 한국을 찾지 못했으나, 재방한 프로그램 참여 친구 추천으로 참전 후 73년 만에 처음 한국을 찾게 됐다. 네덜란드 니콜라스 포르함과 헤르베르트 퀴인도 1952∼1953년 참전 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방한한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는 4명의 전사자 유족들도 한국을 찾는다. 네덜란드 고(故) 덴 오우덴 중령의 조카 헨드리카 덴 오우덴이 방한한다. 덴 오우덴 중령은 1950년 네덜란드 대대 지휘관으로 참전, 1951년 2월 적군을 후퇴시키기 위한 ‘라운드업 작전’을 펼치던 중 발발한 횡성전투에서 활약하다가 42세에 산화했다. 덴 오우덴 중령은 중공군의 공격을 저지하고 유엔군에 반격의 기회를 마련한 공적을 인정받아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수훈했다. 6·25전쟁에서 스웨덴 남편을 만나 결혼한 당시 한국 국적의 순애 엥베리(이순애)도 방한한다. 순애 엥베리는 서울대 의대 재학 중 전쟁으로 인해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1952∼1953년 스웨덴 적십자병원에서 근무하다 그곳에서 스웨덴인 남편과 인연을 맺고 결혼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