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름의 尹비방글’ 논란… 친한 “분열 의도” vs 친윤 “색출해야”

신지호 “한 대표가 그런 글 썼겠나”
김재원 “조사하자는 게 잘못됐나”

국힘, 의혹제기 유튜버 고발 예고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배우자, 장인 등 한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을 두고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14일까지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가 시정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밝혔고, 친한(친한동훈)계는 의혹을 부인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며 공격하고 있다.

친한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한 대표 가족들이 바보 멍텅구리가 아닌 이상 그런 것(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 비방 글 작성)을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신 부총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판결을 앞두고 당정이 일체가 돼 전선을 집중해야 할 때 (당내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친한계 의원은 “익명 게시판에 대통령을 죽이자고 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 비판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와 당 지도부가 한 대표 가족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아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보수의 탈을 쓰고 잠입한 보수 분열의 간첩들, 이거 색출해서 쫓아내자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과거에) 명태균 씨가 일반 당원인지 어떻게 알아냈으며,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탈당을 해도 당무감사를 하겠다는 서슬 퍼런 얘기를 왜 (언론에) 했나”라고 했다.

강승규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 부인 및 가족 등이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을 단 것을 보면, 누군가에 의해서 당원 여론을 조작하는 데 활용했다고 보인다”면서 “당무 감사를 통해 게시판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자문위원회는 전날(13일) 정당법에 따라 범죄에 의한 영장, 재판상 요구, 선거관리위원회 확인이 아니면 어떤 경우도 정당 당원의 신상을 열람,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친한계 관계자는 “범죄 혐의와 관련됐으면 그것이 맞다 아니다를 밝혀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최근 당 홈페이지 전산 오류로 익명 글에 대한 실명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불거졌다. ‘한동훈’ 이름으로 작성된 글 중에는 김 여사를 ‘무당’으로 지칭하고 “개 목줄을 채워야 한다” 등 비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해당 게시글 작성자가 한 대표와 동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