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호주 동맹강화… ‘극초음속 미사일’ 협약

트럼프 취임전 안보 협력 ‘가속’
2028년까지 6차례 테스트 예정

習은 G20서 美동맹 갈라치기
英총리 만나 정식회담 등 논의
호주총리엔 “안정적 관계 협력”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과 영국, 호주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협력을 심화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영국, 호주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에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강화를, 시 주석은 미국 동맹국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18일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동맹) 회원국인 세 나라 국방부가 ‘극초음속 비행 테스트·실험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3국은 극초음속 시스템 설비와 개발·테스트·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각자 추진해온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노력을 통합할 수 있게 됐다. 그 일환으로 2028년까지 총 2억52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투입해 6차례의 극초음속 비행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세 나라가 인공지능(AI)과 사이버안보, 극초음속 미사일 등 8개 분야에서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오커스 ‘필러 2’에 따라 체결됐다.

오커스의 협력 강화 속에 시 주석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잇따라 회담했다.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스타머 총리에게 “중국과 영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고수하고 중·영 관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야 한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이 오래 지속되도록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강력한 영·중 관계’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조만간 베이징(北京) 또는 런던에서 정식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회담 중 스타머 총리가 홍콩 인권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 측이 취재진을 회담장 밖으로 나가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머 총리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강제 폐간된 핑궈르바오(빈果日報)의 사주이자 현재 구금 중인 영국 시민권자 지미 라이(黎智英)의 건강 악화를 우려한다고 말하자 중국 당국자들이 영국 기자들을 회담장에서 나가도록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호주 사이에 근본적인 이해 상충은 없다”면서 “더 성숙하고 안정적이며 생산적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 관계 안정화에 고무적인 진전이 있었다. 무역이 자유롭게 흘러 양국과 국민, 기업을 이롭게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