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맞나? 다리 다친 고교생에 도끼 들고 “잘라버리겠다” 협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 청사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피해자 "겁 나 경찰 오기 전까지 편의점 냉장고 뒤에 숨어" 진술
서울중앙지법, 항소심서 징역 10개월 선고…"엄중한 책임 물을 필요"

다리를 다친 고교생에게 "다리를 잘라야겠다"며 이유 없이 도끼로 협박한 승려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면치 못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3부(부장 이훈재·양지정·엄철)는 지난 14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63)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4월 서울 관악구 한 버스정류장에서 도끼를 들고 다리를 다친 고교생 B 군에게 다가가 이유 없이 "다리를 잘라 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정확한 기억이 없으나 훈계만 했을 뿐 협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 군은 "A 씨의 말을 듣고 겁이 나 경찰이 오기 전까지 편의점으로 들어가 음료수 냉장고 뒤편에 숨어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 사건과 별도로 다른 피해자를 가위로 위협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 8월 다른 법원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다. A 씨는 두 사건 1심에서 각각 징역 6개월씩, 합계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의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피고인이 여러 차례 처벌받은 범죄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누범 기간 중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현재까지 피해자들과의 합의 또는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