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이 또 디즈니 살릴까…“‘조명가게’도 ‘무빙’처럼 사람이 중심인 이야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명가게’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싱가포르서 간담회
강풀 "이야기 쓸 때 무조건 사람이 먼저"
주지훈 "강풀 오랜 팬"
김희원 "강풀 작품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어"
4일 디즈니+ 공개

"이야기를 만들 때 항상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요. 무조건 사람이 먼저에요."

강풀 작가가 또 다시 디즈니+를 구원할까. 20부작 ‘무빙’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강타하고, 북미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강 작가가 이번엔 휴먼 공포 드라마 ‘조명가게’를 들고 디즈니와 손을 잡았다. ‘무빙’처럼 강풀 웹툰 원작이고, 역시 강 작가가 대본 작업에 참여했다. 다음 달 4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새 시리즈 ‘조명가게’ 간담회. 왼쪽부터 강풀 작가, 배우 주지훈·박보영, 연출을 맡은 김희원. 싱가포르=이정우 기자

강 작가는 20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 간담회를 통해 "‘조명가게’는 ‘무빙’과 결이 다르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라며 "호러 장르 드라마가 한국에선 흔치 않아 고민이 됐지만, 재미있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다양한 인물이 찾아오는 조명가게의 사장 ‘원영’ 역을 맡은 주지훈과 간호사 ‘영지’ 역의 박보영, 그리고 배우로 친숙하지만 이번에 연출에 도전한 김희원이 참석했다. 이들 외에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미하, 박혁권, 김대명 등 화려한 출연진이 8부작을 수놓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명가게’는 2011년 ‘다음 만화속세상’에 연재돼 누적 조회수만 1억5000만 회에 달하는 강 작가의 대표 웹툰이다.공포 미스터리 장르로 조명가게를 중심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다양한 인물이 겪게 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작인 ‘무빙’의 흥행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네, 부담이다"라고 답한 강 작가는 "원작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와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과 색이 영상에 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넓어졌다기보다 깊어진 것 같다. 원작보다 훨씬 풍성해졌다"고 강조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무빙’에서 선생님 역을 맡았던 김희원은 강 작가가 ‘조명가게’의 연출을 제안했을 때를 회상하며 "도대체 나를 뭘 보고 시켰나 궁금했다"고 겸손히 말했다. 강 작가는 "‘조명가게’ 세계관이 난해한데 김희원이 그 누구보다 이해를 잘해줬다"며 "이야기를 만들 때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김희원이 작품 속 캐릭터와 그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감탄했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학창 시절부터 강풀 작가 팬으로 그의 이야기를 보며 자랐다"며 "김희원의 경우, 배우임에도 현장에서 3인칭적 시선을 갖고 있어 흥미로운 분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찍으며 내 의견을 피력할 필요 하나 없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간호사 역만 세 번째라는 박보영은 "직업만 같을 뿐 캐릭터 색깔이 전혀 다르다"며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 작가는 디즈니와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일단 ‘무빙’이 잘됐기 때문에 연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며 "디즈니와 작가로서 내가 색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벌써 두 작품째 함께하는 만큼 디즈니 안에서 ‘강풀 유니버스’가 실현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빙’ 시즌2 역시 대본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 강 작가는 "디즈니와 신뢰가 쌓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단 ‘조명가게’에 집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강 작가의 웹툰이 한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김희원이 굵직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어렸을 때 다들 디즈니 만화를 봤잖아요. 세계 어린이들이 그걸 보며 울고 웃었죠. 저는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의 정서는 같다고 생각해요. 강 작가의 작품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고요. 모든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런 정서가 이 작품에도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