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에 직접적 위협받는 한국… 우크라 무기지원 확대 지지”

■ 콜린 크룩스 주한 英대사

北에 러 핵기술 등 이전도 우려
EU - 동북아 안보 나눌 수 없어

콜린 크룩스(55·사진) 주한 영국대사는 북한·러시아 군사협력에 대해 “최소한 러시아는 북한이 국제 제재를 피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북한에 핵 또는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이 이전될 가능성”이라고 경계했다.

크룩스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000일째인 19일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군 파병은) 북한과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안보를 한데 엮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룩스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3일 만에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전쟁이 거의 3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푸틴의 전략적 계산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외교적으로 고립됐다”며 “북한·이란과 같은 국가들만이 동맹국으로 남았고 국제적 위상은 추락했다”고 했다. 크룩스 대사는 “현재 러시아는 모든 유럽연합(EU) 국가들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낮아지는 등 군수(war machine) 비용으로 큰 부담을 겪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그 와중에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자국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을 뿐 아니라, 70만 명의 병력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등 엄청난 인적 비용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크룩스 대사는 “(파병 문제는) 유로·대서양 안보와 인도태평양 안보의 불가분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면서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영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정도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는 이 시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영국은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총선에서 보수당을 누르고 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를 변함없이 지원할 방침이라고 크룩스 대사는 설명했다. 그는 “스톰 섀도 미사일부터 챌린저 2 전차까지, 우리는 필수적인 치명적인 군사 원조를 제공하는 데 있어 선두에 서 있다”며 “영국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 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연장했고,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는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제재를 지속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