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韓, 원자력 안전규제 수준 높지만 책임소재는 더 명확히 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통합교제검토서비스(IRRS) 점검단의 로라 듀즈(오른쪽 두 번째) 단장과 안나 브래드포드(오른쪽) 디렉터가 22일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한국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규제 시스템에 대한 검사 결과와 권고·제안 사항 등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근원적 안전책임 소재 미언급"
원자력안전법에 명시토록 권고
고준위방폐장 "전 세계적 지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원자력 안전 관련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원자력 관련 정책을 IAEA 안전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IAEA 측은 한국이 높은 수준의 원자력 안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IAEA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 점검단은 22일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진행된 한국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규제 시스템에 대해 진행한 수검 결과를 발표했다. 로라 듀즈 IRRS 점검단장은 이날 회견에서 "원자력안전법에 안전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시적으로 언급돼있지 않은 상태"라며 "IAEA 안전기준은 원자력 안전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명시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또 IRRS 점검단은 이번 수검의 권고·제안 사항으로 △IAEA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국가 안전 정책 및 전략 개정 △원자력 및 방사선 관련 법률상 안전관리 주체의 궁극적인 책임 명시 △원안위 경영시스템 유지를 위한 절차 개발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수검과 이에 대한 2014년의 후속 수검 당시 권고 사항들이 전부 개선됐냐는 물음엔 "1차 수검에서 나왔던 권고 사항이나 제안 사항이 반복되거나 다시 확인되진 않았다"며 "지금 한국의 규제는 독립적인 규제 기관으로서 성숙한 규제 시스템을 통해 높은 수준의 원자력 안전을 보여주고 있는 상태고, 이를 통해 건전하고 강력한 안전 문화를 증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에 추가적인 권고 사항과 제안 사항을 통해 한국의 규제 체계가 보다 강력하게 거듭날 수 있길 바라면서 이런 부분들을 추가적으로 도출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듀즈 단장은 이번 수검에 있어 한국의 높은 인구밀도와 원전 밀집 상황에 대해서도 검토됐냐는 질문엔 "IAEA 안전기준엔 밀집된 인구에 대한 문제 및 위치·부지와 관련된 안전에 대한 부분이 모두 적용돼있다"며 "이 부분들도 모두 포함해 판단해야 하는 안전 기준의 일부"라고 말했다. 고준위 방폐장 문제와 관련해선 "비단 한국만의 문제라기보단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논의되고 지연되는 부분"이라며 "단순히 고준위 방폐장 건설 여부뿐만 아니라 부지 선정에서 안전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등 굉장히 많은 논의가 있고, 각국 정부와 규제 기관들이 많은 논의를 거쳐 결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안나 브래드포드 IAEA 디렉터는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각국 정부와 규제기관은 안전 규제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IRRS는 IAEA 안전기준에 따라 IAEA 회원국의 원자력 안전규제 체계와 제도,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권고·제안 사항을 제시하는 서비스다. IAEA는 10년 주기로 IRRS 수검을 권고하고 있으며 한국은 지난 2011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수검이다.

최종 보고서는 약 3달 후 한국 정부에 전달될 예정으로, 정부는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