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FTA 어머니’… 트럼프, 와해후 국가별 재협상 가능성

NAFTA, 1994년 발효로 시작
트럼프 1기때 USMCA로 바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북미 3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내년부터 USMCA 재협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캐나다도 미국과의 개별 FTA 체결을 원하고 있어 북미 3국의 다자 FTA가 30년 만에 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캐나다·멕시코의 FTA 시작은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다. 유럽경제공동체(EEC)에 이어 2번째로 진행된 대규모 경제협정으로, 이를 통해 당시 인구 3억6300만 명·국내총생산(GDP) 6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단일시장이 탄생했다. NAFTA가 1990년대 신자유주의 시대의 ‘모든 FTA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유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 한·미 FTA와 함께 NAFTA를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NAFTA를 통해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로 미국 제조업이 대거 이동했고, 멕시코를 관문으로 값싼 중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 쏟아져 들어왔다는 것.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NAFTA를 폐지한 뒤 새로운 무역협정인 USMCA를 체결했다. 캐나다·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고, 협정 가입국이 중국과 FTA를 맺을 수 없게 하는 장치를 두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USMCA 체결 이후에도 멕시코를 통한 중국산 자동차 우회수출 등 문제는 근절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0일 주캐나다 대사로 피터 훅스트라 전 네덜란드 대사를 지명하면서 “두 번째 임기에서 훅스트라는 다시 한 번 내가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면서 USMCA 재협상 의지를 강조한 이유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도 “USMCA 이행 사항을 점검하는 첫 시점인 2026년을 앞두고 USMCA를 재협상해 미국에 더 유리한 조건을 얻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