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미 주총 이틀앞… 키맨 국민연금, 누구 손 들까

국민연금 수책위 오후 회의
의결권 행사방침 결론 촉각
“투명경영 강화 방안에 초점”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결정짓는 임시주주총회를 이틀 앞두고 결정권의 키를 쥔 국민연금이 26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경영 투명성’과 ‘전문성’에 중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방침을 결정한다. 국민연금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수책위는 투명 경영 강화 방안, 주주가치 제고 또는 훼손, 전문성 등에 주로 방점을 두고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선 3자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 회장·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에 대해 표 대결을 한다. 3자 연합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 측 지분율을 크게 앞섰지만, 이사회 장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은 66.7% 이상 득표율을 얻어야 통과시킬 수 있다. 6.04%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결정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경영진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고 한미약품이 맞고발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은 격화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자회사인 온라인팜이 서울 강남구 ‘예화랑’ 건물의 장기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형제 측은 “임 부회장이 온라인팜 대표에게 지시해 재건축은 물론 철거도 안한 예화랑 건물에 대해 올해 초 임대차보증금 48억 원, 월세 4억 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 하며 48억 원을 선입금하게 했다”며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온라인팜 임대차 계약이 이전부터 계획해온 기업과 소비자간거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출 증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체결됐다”고 반박했다. 한미약품은 이날 경찰에 임종훈 대표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