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비판에도…여야 ‘예타 면제’ 기준완화 재추진

사업비 ‘500억 → 1000억’ 상향
정부도 공감대… 합의 가능성 커

여야는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대규모 재정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심사를 시작했다. 21대 국회에서 상임위 소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총선 앞 포퓰리즘’ 논란이 제기되면서 폐기된 법안으로 정부도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오전 1차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고 예타 기준 완화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국가개정법 개정안 13건을 상정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덕흠·구자근·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사회간접자본(SOC)과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 금액을 현행 총 사업비 500억 원·국가 재정지원 규모 300억 원 이상에서 각각 1000억 원, 500억 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재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내놓은 개정안은 총 사업비 기준 1000억 원 이상, 재정지원 규모 600억 원 이상, 중기사업계획서에 의한 재정 지출 기준 1000억 원 이상으로 모두 두 배씩 상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법안은 국가 R&D 사업을 아예 예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22대 국회 첫 논의인 만큼 오늘 통과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정부도 법안에 공감대가 있어 향후 협상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은 개정안 검토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는 ‘재정규모 확대 등을 고려해 기준 금액을 변경하기 위한 국회 논의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부가 추진 중인 R&D 분야 예타 폐지와 연계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라고 밝혔다.

여야가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은 미룬 채 지역 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판도 여전히 나온다.

한편 기재위 조세소위는 전날 여야 간사 협의체인 소소위에서 상속세 공제 확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나윤석·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