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캠핑하며 사랑 깊어져[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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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권현태(36)·이슬이(여·34) 부부

지난해 겨울 어느 날, 우연히 근처 카페에서 단체 소개팅을 진행한다는 안내를 SNS를 통해 보게 됐어요. 매주 SNS로 소개팅 신청을 받고, 어느 정도 지원자가 모이면 성별과 연령대를 맞춰 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만남을 갖는 방식이었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던 터라 호기심 반 진심 반으로 신청했습니다.

소개팅은 여자들이 각각 지정석에 앉아 있고, 남자들이 15분씩 자리를 옮겨가며 대화하는 방식이었어요. 저희는 서로 이름을 모른 채로 카페 사장님이 준 컵에 적힌 자신의 번호로만 불려야 했습니다. 남자 1호, 여자 3호 이런 식으로요.

남편은 남자 1호였죠. 다른 남자분들과 달리 남편은 여유롭게 대화를 이끌어갔어요. 대화하느라 먹을 생각조차 못했던 케이크도 손수 잘라주며 “배고플 텐데 먹으면서 이야기하자”고 하더라고요. 헤어질 때 남편은 제게 준비해 온 작은 초콜릿도 쥐여 주었답니다. 남편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선물로 주려고 초콜릿을 가져왔다고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던 셈이죠. 그 뒤로 자연스럽게 연인이 됐습니다. 저희는 둘 다 캠핑을 좋아해요. 지난해 말 3박 4일 강원도로 캠핑을 떠난 적이 있는데요. 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어요. 텐트를 치다가 제가 손을 다쳤고, 조명도 준비하지 않아 어둠 속에서 겨우 식사를 마쳐야 했어요. 또 새벽에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텐트가 날아가지 않을까 뜬눈으로 밤을 새웠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저희를 제외한 다른 캠퍼들은 모두 철수했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경험이 오히려 저희 두 사람을 돈독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11월 9일 결혼해 부부가 됐습니다. 한적한 주택에 살고 싶은 로망이 커서 언젠가 태어날 2세와 함께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