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우크라 특사단 접견… 무기지원 딜레마

■ 우크라 측 오후 용산 방문

우크라, 155㎜포탄 요청할 듯
북한군 참전상황 정보도 공유

정부 ‘무기지원 검토’서 선회
트럼프와 엇박자 우려 ‘신중론’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2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다. 특사단은 윤 대통령에게 방공 시스템과 155·152·122㎜의 포탄과 박격포 등의 무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는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에 발맞춰 무기 지원 방침을 일관되게 밝혀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무기 지원 딜레마’ 상황에 빠지게 됐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이날 오후 대통령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이르면 이날 한국 측 담당자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입국한 특사단은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기 지원을 정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방공 레이더와 155·152·122㎜의 포탄과 박격포, 급조폭발물(IED) 및 전자전 기술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특사단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 방침을 확인하면서도 무기 지원과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을 내비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북한군의 관여 정도에 따라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의 관여 정도’라는 조건을 달고, 무기 지원의 시기와 수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한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의 이러한 입장 선회는 자칫 무기 지원이 확전에 부정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때부터 수차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 기조를 밝혀 왔다. 아울러 러시아가 한국에 무기 지원을 하지 말라고 강하게 압박하는 점도 부담이다.

손기은·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