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변수에… 제조업 체감경기 13개월만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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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11월 CBSI 90.6” 발표

美 관세 폭탄·수출 둔화 우려
차·에너지·반도체 부정적 영향
비제조업 CBSI는 0.4P 상승
전산업 CBSI, 다시 하락 전환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제조기업의 체감경기가 1년 1개월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을 생산하는 반도체·자동차 산업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의 90.5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품 재고(기여도 -1.1포인트)와 자금 사정(-0.8포인트)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기업이 많았다. 제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에서 범용 메모리 수출이 감소하고 재고가 증가한 것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중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휴대폰 부품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금 사정 BSI(-11포인트)가 크게 하락했다. 자동차 업종 역시 부품업체 파업 여파로 자금 사정 BSI(-9포인트)와 생산 BSI(-10포인트) 모두 악화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달 조사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향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선 이후 불확실성과 수출 둔화 우려는 일부 반영됐다”며 “자동차,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업종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통상 정책이 현실화되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 기업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제조업 CBSI는 소폭 개선됐다. 채산성 및 매출 상승 영향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오른 92.1로 조사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전산업 CBSI는 0.6포인트 하락한 91.5를 기록했다. 전산업 CBSI는 지난 10월 넉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하락했다. 12월 전산업 CBSI 전망치도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89.7로 집계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92.7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93.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9일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 3326개 기업(제조업 1869개·비제조업 1457개)이 답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