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부적절한 관계 요구 등 진정·민원 쇄도…나사 풀린 강원소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소방본부 상징물. 강원소방본부 홈페이지 캡처

3년간 민원대상 소방공무원 102명…37명 징계·58명 내부 종결
동료에 투자 사기로 뜯어내고 술자리 난동 사례도…기막힌 비위


최근 3년간 강원지역 소방 공무원 100여 명이 근무 태만, 민원인 정보 유출, 부적절한 이성 관계 요구 등으로 외부 진정과 비위 민원의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강원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도 소방본부에 진정 41건, 비위 52건 등 민원 93건이 들어왔다. 민원 대상에 오른 소방 공무원 102명 중 37명은 견책, 감봉, 정직 등 징계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58명에 대한 민원은 내부 종결됐고, 7명은 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도별로는 2022년 신분 조치 20명과 내부 종결 19명, 2023년 신분 조치 11명과 내부 종결 19명, 올해 들어 9월까지 신분 조치 6명, 내부 종결 20명, 진행 중 7명이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소방서 업무 담당자가 민원인의 민원 정보를 민원 상대방에게 유출했다가 주의 처분을 받았다. 앞서 지난 4월 15일에는 도내 소방 공무원이 영리 업무 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민원인의 부모를 협박하거나 폭언을 한 일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 2월 16일에는 소방관이 근무 중 온라인 게임을 하는 등 근무 태만으로 주의 처분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 소방관과 그 배우자가 부동산 투자 등으로 동료를 속여 돈을 뜯어낸 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한 식당에서 소방 공무원이 흉기를 휘둘러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배우자가 있는 직원에게 부적절한 이성 관계를 요구하거나, 직원끼리 술을 마시다가 서로 술을 뿌리고 비난하는 등 싸움에 휘말린 직원들에게는 불문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소방 공무원의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 6개로 나뉜다. 경고 처분은 징계에 해당하진 않지만, 1년 동안 근무성적평정, 전보인사, 성과상여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징계를 받은 인원도 적지 않은데 소방 내부에서 민원이 종결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 8월 12일 한 소방서 과장이 인사청탁을 했다는 내부 민원이 들어왔으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부 종결됐다. 지난해 11월 1일 한 소방서 119안전센터에서는 팀장의 폭언, 부당 지시, 여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과 관련한 내부 민원이 들어왔으나 당사자 교육으로 사안이 마무리됐다. 2022년 8월에는 한 여성 민원인이 직원의 사적 접근금지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 민원은 ‘사적 접근금지 지시’ 조치로 내부 종결됐다. 이 밖에도 출동가산금 대상이 아닌 출동 건을 ‘지급’에 표시하는 등 근무일지 작성이 부적절하다는 내부 민원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