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DV공세 맞서라” …한·독·일 자동차업체 ‘합종연횡’

■ 세계 ‘SDV 시장’ 급성장 대비

자율주행·AI 등 첨단기술 분야
올해 70조 → 2034년엔 420조

현대차, 美 웨이모와 파트너십
日 혼다 - 닛산도 SW 개발 협력

자동차에 자율주행·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이른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이 10년 뒤면 4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율주행 상용화에 성큼 다가선 미국 테슬라와 저가 전기차 공세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위협하는 중국이 SDV 분야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과 일본·독일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합종연횡·자체 기술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면서 SDV 시장 주도권 경쟁도 한층 가열할 전망이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SDV 시장 규모는 올해 508억1000만 달러(약 70조9815억 원)에서 오는 2034년 3009억8000만 달러(420조4690억 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9.47%에 달한다. SDV는 차량 내 결제·정보 검색과 오락 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자율주행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차량으로 운전 편의를 추구하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전기차·정보기술(IT) 업체를 등에 업고 자율주행 역량을 빠르게 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중순 BYD(비야디) 등 9개 중국 업체의 도로 자율주행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4(운전자가 필요 없는 고도 자율주행) 테스트를 승인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우한시에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가 거리를 주행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미국 구글의 자율주행 분야 자회사인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는 웨이모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전기차인 아이오닉5에 적용하고, 이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인 ‘웨이모 원’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웨이모는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할 차량으로 중국 지리의 지커 전기차를 정했다가 아이오닉5로 대체했는데, 이번 협업이 중국 전기차 공세에 맞설 중요한 분기점이 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자체 SDV 운영체제(OS)인 ‘아린’을 개발해 내년쯤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혼다와 닛산·미쓰비시 자동차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BMW·폭스바겐 등도 자체 OS를 개발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