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전까지 인질 석방” 하마스에 경고

美국적 인질 영상공개 이틀만
SNS에 “책임자, 지독한 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해 자신이 취임하기 전까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독한 대가(ALL HELL TO PAY)”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가자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소유한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자랑스럽게 미합중국 대통령직에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으면 중동 지역과 인류에 반하는 만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독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 인질을 석방하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에단 알렉산더가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에 조속한 인질 협상을 촉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하마스에 의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해당 게시글에서 “모두 전 세계 의지에 반해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으로 억류된 인질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말뿐이며 행동이 없다”며 “(인질을 붙잡은) 책임자들은 미국 역사상 그 어떤 인물보다 더 세게 타격(hit)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 공세를 지원할 무기 공급을 늘릴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미군을 참여시키겠다는 위협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하마스에 대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국인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으면 책임자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영국 대사 후보자로 금융서비스 업체 스티븐스의 워런 스티븐스 CEO를 지명하면서 “미국이 가장 중시하고 사랑하는 동맹국(영국)에서 미국을 대표할 것이라는 데 대해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CEO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300만 달러(약 42억 원), 이번 대선에서 100만 달러 이상을 후원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