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윤석열 탈당 보다 더한 것도 해야”… 친윤 “야당에 동조, 실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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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서 수습책 놓고 ‘자중지란’
일각선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

국민의힘이 4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 정신 위배’라는 공감대를 이루면서 국무위원 전원 사퇴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해임도 함께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원총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분출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분당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 요구와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문책에 대해)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보고 난 다음에 결정을 하자고 주장했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대부분 이 세 가지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4시 45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 참담한 상황에 대해 직접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며 계엄을 건의한 김 장관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 대표는 “참담한 상황에 송구하다”며 “책임 있는 모든 관계자들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비상계엄을 ‘위헌’ ‘위법’으로 규정하고, 이날 새벽 여당 의원 18명의 결의를 이끌어 내 야당과 함께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반면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행보와 반대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불참했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장소를 수차례 바꾸다 최종적으로 당사로 의원들을 불러 모았고 60여 명의 의원들은 당사에서 표결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추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 있었으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요구안이 통과되고 2시간 뒤인 오전 3시쯤에서야 “대통령에게 조속히 계엄 해제를 요청한다”는 당론을 밝힌 것도 ‘뒷북’ 대응이었다는 지적이다. 한 중진 의원은 “원내 지도부의 사퇴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총에서는 친윤계가 윤 대통령 탈당을 반대했다. 친윤계 A 의원은 “한 대표가 제안한 3개의 안(윤 대통령 탈당, 참모진 사퇴, 국방장관 해임)은 민주당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안”이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층에게 소구할 수 있도록 (집권 여당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은 “탈당과 내각 총사퇴 방안에 반대한다”며 “대국민 사죄와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면담하자”고 제안했다.

친한계 B 의원은 “한 대표의 3가지 제안은 기본이고 더한 것도 해야 한다”며 “어제의 계엄령은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고 윤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박근혜 탄핵’을 겪은 3선 이상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열은 결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의총 중 잠시 밖을 나온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탈당 요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은지·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