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계엄군, 우원식·한동훈·이재명 체포 시도”

군인 280여 명, 총 든 채 유리 깨고 국회 진입
민주 “수방사 병력이 당 대표실 난입”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심야 긴급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완전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무력으로 진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 투입된 군 병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체포·구금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날 오전 1시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기 전까지 2시간 30여 분간 국회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3일 오후 11시 40분쯤 군 헬기 3대가 상공을 가로질러 국회로 진입했고, 곧이어 총기를 든 군 병력 280여 명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전신 무장을 하고, 특수부대용 SCAR-L 돌격소총을 든 계엄군은 책상·의자 등으로 정문을 봉쇄해 진입을 저지하려는 국회 보좌진 등과 대치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일부 병력은 진입로가 막히자 국민의힘 대표실 등으로 우회해 유리창을 깨고 본청 진입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과 몸싸움을 벌이다 다친 사람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기 위해 여야 의원 190명이 모인 국회 본회의장 출입문 앞에서도 군과 보좌진 간 격렬한 충돌이 일었다. 바리케이드를 친 보좌진 등은 소화기를 분사하며 본회의장에 진입하려는 군인들을 막았다. 계엄군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된 후 국회 경내에서 철수했으며, 극한 대치 상황도 2시간 30여 분 만에 일단락됐다.

민주당은 계엄군이 당 대표실에 난입했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군이 국회에 난입했을 때 수도방위사령부 특임대가 이 대표를 체포·구금하려 했던 시도가 CCTV로 확인됐다”며 “이 대표와 한 대표, 우 의장 3명을 체포하려는 체포대가 만들어져서 각기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정한 바에 따르면 계엄을 해제하는 권한이 국회에 있는데 (이는) 계엄 발동은 대통령이 하지만, 계엄을 유지할지 말지는 국회가 판단해 달라는 취지”라며 “이것을 무력화하는 것은 쿠데타이자 내란 음모”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