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외출 자제… 정치적 의견은 신중히”

중·일, 在韓 자국민에 당부

중국과 일본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사태의 추이와 파장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각 정부는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향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사태를 예의주시한다며 말을 아꼈지만, 일부 당국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4일(현지시간)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상당히 놀랍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해 왔지만 이런 방법으로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계엄령이 내려진 것은 큰일이다. 군을 움직이는 것은 쿠데타나 다름없다.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했고, 일본 총리 관저 관계자도 “쿠데타 같은 행위”라고 전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대사관은 “구체적인 조치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발표에 유의하라”면서 “사람들의 모임이나 이동, 이에 따른 혼란, 충돌 등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 가까워질 일을 삼가고 만일 맞닥뜨렸을 경우에는 신속하게 그 자리를 떠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3일 밤늦게 낸 긴급 공지에서 “대사관은 중국 시민들이 침착을 유지하고, 한국의 정세 변화를 주시하며, 안전 의식을 강화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한국 거주 중인 자국민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정치적 의견 발표를 신중히 하고 한국 정부 당국이 발표한 법령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사 보호 및 협조를 위한 영사관 전화번호와 응급의료서비스 등을 위한 핫라인 번호 등을 기재한 뒤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