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점유율 10%대로 주저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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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5%P 하락한 20.2% 그쳐
3년전 31.7%서 11.5%P 하락
중국은 39.7% → 53.6% 급등

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향후 대미협상 동력상실 우려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이 최근 3년간 12%포인트 가까이 주저앉으면서 20% 선을 지키기도 버거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해 중국산이 주도해온 각형·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은 유럽의 전기차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재편하는 등 주도권 쟁탈전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1~10월)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1~10월) 31.7%에서 3년 만에 11.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BYD(비야디)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내구성을 높인 각형 배터리와 기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30%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각형 배터리 개발과 LFP 배터리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탄탄한 공급망을 갖춘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사업 확대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유럽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자동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올해(7~10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차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6만5800대를 기록했다. 중국이 유럽에 수출한 자동차 중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은 18%까지 증가했지만, 전기차는 같은 기간 62%에서 58%로 감소했다.

국내 산업계는 국내외 불확실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추진을 앞두고 불거진 계엄발 국정공백 사태 등으로 향후 대미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수요 감소·중국산 덤핑 공세에 고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최지영·이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