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선박충돌’도 전방주시 소홀 수사… 연간 1000척 넘어

5년간 운항부주의 사고 6360척
졸음 등 기상요인외 사유도 다수

경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9일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모래운반선과 저인망 어선이 충돌해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와 관련, 해경은 전방 주시 소홀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박 충돌 사고는 매년 300척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운항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매년 1000척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어선 등 선박끼리 또는 어선과 갯바위 등 충돌로 인한 사고는 1780척으로 집계됐다. 2019년 383척에서 2022년 307척으로 감소하다 2023년 377척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운항 부주의로 인한 충돌, 좌초, 전복 등 사고는 총 6360척으로 나타났다. 2019년 1297척, 2022년 1161척으로 줄어들다 2023년 1377척으로 늘었다. 해경 관계자는 “안개가 끼지 않고 파도가 높지 않은 등 시야가 확보돼 있더라도 졸거나 방심하다가 발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경은 경주 어선 충돌·전복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모래운반선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GPS를 분석하는 한편, 선원 등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AIS와 GPS는 주변 선박의 속력, 위치, 거리 등 정보로 충돌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또 해경은 어선 실종자 1명을 찾기 위해 이틀째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 중이다. 또 전복 어선을 정밀 수색하기 위해 포항시 영일만신항으로 예인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경주 어선 전복 사고 현장은 선박 충돌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한 해상교통관제구역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지난 1993년 경북 포항항에 처음 도입한 이후 전국 19곳에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S)을 설치했다.

앞서 전날 오전 경주시 감포항 약 6㎞ 해상에서 29t급 저인망 어선 금광호와 456t급 모래운반선 태천 2호가 충돌해 금광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총 8명 중 7명이 숨졌고 1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