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로 경찰제도 개편 동력 상실? 행안부 지휘권 보완 회의론 ‘솔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입구에 행정안전부의 간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경찰대 존폐와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청 지휘체계 방안 등 경찰 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경찰제도발전위원회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운영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원회 내부에서는 1년 6개월째 회의가 열리지 않는 데다 행안부 내 경찰국 설립 등 경찰 제도 개편을 지휘했던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계엄 사태로 인해 물러나면서, 정부의 경찰 제도 개편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11일 행안부 등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해 5월 23일 제12차 회의를 끝으로 현재까지 경찰 제도 개편 권고안 관련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인 위원회는 △현장경찰 역량강화 △자치경찰 이원화 △국가경찰위원회 개편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 지휘 감독체계 보완 △경찰대학 개편 등 경찰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2년 9월 민관합동으로 출범했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5명 이내의 당연직·위촉직 위원으로 구성됐다.

앞서 행안부는 2022년 8월 부처 내에 경찰국을 31년 만에 신설하면서, 경찰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22년 9월부터 거의 매달 한두차례씩 열렸던 경발위 정기회의는 지난해 5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이에 따라 경찰 제도 발전 방안이 담길 권고안 발표도 무기한 연기됐다. 행안부는 그동안 논의된 의견을 토대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두 달에 한 차례씩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선회했다고 밝혔지만, 논의에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경찰 사정에 밝은 한 위원은 "계엄 사태로 경찰 제도 개편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라며 "장관이 물러나고 경찰 수뇌부가 체포되는 마당에 이젠 위원회와 경찰국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내년에 위원회 회의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