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리먼 때보다 싸진 코스피…미장 팔고 국장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역사상 가장 싸진 코스피
윤통 탄핵안 가결 호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대비 주식 가치가 코로나19 사태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역사상 가장 싼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부진이 계속되면서 미국으로의 ‘투자 이민’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올해 미국 증시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실현하고 국내 증시에 자산을 배분하는 적절한 타이밍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역사상 가장 싼 코스피 =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이 정점이던 지난 9일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7배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7.8배) 때보다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코스피지수의 평균 12개월 선행 PER는 약 10배였다. PER가 9배 밑으로 떨어진 건 2008년 금융위기, 2018년 미·중 무역분쟁(8.5배), 2020년 코로나19(7.9배) 사태 때 세 번뿐이다.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는 비슷한 실적을 내는 외국 기업들과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친다. 미국과 인도의 PER는 20배가 훌쩍 넘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16.7배,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3배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가 곧 ‘바겐세일’ 기간을 끝내고 상승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은 증시에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증시는 일단 윤 대통령 탄핵 가결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첫 탄핵 시도가 불발된 직후인 지난 9일 코스피지수는 2.78%, 코스닥지수는 5.19% 급락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14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 같은 흐름은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장으로 자산 배분 타이밍 = 업계에서는 이미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하방리스크가 커진 미국 증시 대신 국내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제기되는 조기 대선 가능성과 원화 가치 약세로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이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물론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곤란하겠지만, 빠르게 안정되면서 내년 2분기 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아울러 원화 가치가 최근 급락세를 보인 점도 수출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