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통령 탄핵 찬성 후회 안해” … 국힘, 6번째 비대위 전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떠나는 한동훈 한동훈(앞줄 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 본관을 떠나면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5개월 만에 당대표직 사퇴

韓 “부정선거 음모론 동조하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 지적
이재명 신속 재판 진행 강조도

권성동,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
5선 권영세 의원 등 유력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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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이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이 6번째 비대위로 권성동 원내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 리더십 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이 아닌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마음 아픈 우리 지지자분들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탄핵에 찬성한 것은)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며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폭주와 범죄 혐의가 정당화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이재명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탄핵이 곧 이 대표의 대권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 대표는 끝으로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질문을 받지 않은 채 퇴장했다.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될 권 원내대표 등은 기자회견 후 국회를 떠나는 한 대표를 배웅했다. 이날 국회에는 한 대표 지지자 수십 명이 집결했다. 한 대표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자 ‘한동훈 파이팅’ 등을 외쳤고, 한 대표는 오른손을 번쩍 들어 화답하고 차량에 올랐다.

한 대표는 “고맙다. 저를 지키려고 나서지 마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차량 밖으로 지지자 손을 잡아 주기도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당헌 96조를 근거로 차기 비대위원장 임명권이 한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버티기’에 나서려 했으나 친한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당헌 96조 4항에는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 또는 당 대표 직무대행이 임명한다’고 명시돼 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MBC 라디오에서 “사고는 대통령이 쳤는데 책임은 당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는 격”이라며 “친윤이 최근에 움직이는 걸 보면서 저들의 머릿속에 꺾어야 하는 대상이 이재명일까 한 대표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고 저격했다.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6번째 비대위 구성에 착수했다. 당헌 96조에 따라 전국위(위원장 이헌승) 의결을 거쳐 대표 권한대행인 권 원내대표가 신임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게 된다. 당내에서는 권영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와 권 의원 모두 5선이라는 점에서 ‘옥상옥’으로 가기보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비대위원장 역시 권 원내대표를 추대한 중진의원 모임에서 총의를 모을 가능성도 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을 통해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다.

일각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하마평에 올리기도 했으나 현 정국에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도 외부에서 데려와 이 사달이 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서 이번엔 당 내부 의원 중에 추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은지·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