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전력망 등 서둘러 특별법 제정을”

산업계, 무쟁점 법안 처리 요구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치명적인 대외신인도와 국가 경쟁력 실추를 막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가 국정 안정화 최우선 과제로 경제 현안을 다뤄야 한다는 산업계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내수를 살릴 수 있는 경기 부양책과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법을 서두르지 않으면 국내 주력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 역대 탄핵 정국과 비교할 수 없는 국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초청으로 열리는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은 국회에 경제 지원 입법의 신속한 처리를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산업계는 이번 대통령 탄핵이 복합 경제 위기 속에 발생한 만큼, 중국발 특수로 극복했던 2004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상쇄했던 2016년 대통령 탄핵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경제단체들은 이를 고려해 대규모 경기 진작책을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야 쟁점이 없었던 반도체 지원법, AI 지원법, 전력망 확충법 등 첨단산업 육성과 인프라 지원법 등의 법안들은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건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일몰 연장도 시설투자 분야에만 그쳤는데, 이를 연구·개발(R&D)까지 확대해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다.

규제 논의를 지양해달라는 입장도 건의될 예정이다. 야당이 연내 처리하겠다는 상법과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한국경영학회장을 지낸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야 국회와 정부가 비상경제협의체를 만들어 기업이 위기 극복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규제는 과감히 풀고, 진흥은 적극적으로 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대외신인도를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