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 위해”… 한덕수 대행, 6개법 거부권 행사

“헌법정신 최우선 고려해 결심”
2004년 고건 이후 두번째 행사

국힘 “이재명 국가파탄법 저지”
민주는 “내란수괴 따르나” 반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야당이 일방 처리한 국회증언감정법·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는 2004년 고건 전 총리 이후 두 번째다. 여당은 ‘이재명 국정파탄 6법’이 저지됐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수괴와 내란 공범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말고 공포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한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6개 법안(양곡관리법·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국회증언감정법·국회법 개정안)의 재의 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여야 간 협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국회에 6개 법안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오로지 헌법 정신과 국가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6개 법안 각각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이 법안들에 영향을 받는 많은 국민과 기업, 관계부처의 의견도 어떠한 편견 없이 경청했다”면서 “정부는 헌법 정신과 국가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존 절차라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의 요구안은 대통령의 재가에 의해 국회로 이송됐지만, 권한대행 체제에선 한 권한대행이 재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께 ‘이재명 국정파탄 6법’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반발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농업 4법은 최악의 쌀값 폭락으로부터 농민을 살리자는 민생법안이고, 국회법은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보장하는 개혁 법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 권한 없는 내란수괴와 내란 공범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말고, 오늘 당장 6개 법안을 공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승현·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