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몸 된 ‘콜롬비아 마약왕’...미국서 20여년 복역 후 본국행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3일 미국 수감생활을 마치고 추방돼 본국인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 공항에 도착한 마약왕 파비오 오초아가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AFP 연합뉴스

콜롬비아의 악명높은 마약왕 중 한명인 파비오 오초아가 20여년에 걸친 미국 수감생활 끝에 추방돼 조국인 콜롬비아에서 자유의 몸이 됐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초아는 이날 비행편으로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 공항에 도착해 이민국의 확인을 거친 뒤 풀려났다. 이민국은 X에 올린 짧은 성명에서 지문 검사를 통해 오초아가 콜롬비아 당국에 수배되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한 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석방했다고 밝혔다. 공항에는 방탄조끼를 입은 이민국 관리들이 나와 오초아의 신병을 인수했으나 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초아는 지난 2003년 8월 미국에서 1997~1999년 사이에 매달 30t의 마약을 미국에 밀반입한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30년 5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80년대 미국 코카인 시장의 80% 이상을 공급해 온 마약조직 메데인의 두목으로, 1999년 ‘밀레니엄 작전’으로 불리는 다국간 마약 밀매 공조수사를 통해 콜롬비아에서 체포된 뒤 2001년 미국 당국에 신병이 넘겨졌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 초반 코카인의 미국 유입과 함께 돈을 벌기 시작한 오초아는 1987년에는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막대한 부를 쌓아 올렸다.

오초아는 1990년대 초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명의 형제와 함께 콜롬비아 당국에 자수한 뒤 자국에 수감됐지만 1996년 출소한 뒤 3년 만에 마약 밀매 혐의로 다시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당시 오초아를 기소했던 미국 검찰 출신의 은퇴한 변호사 리처드 그레고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초아 가족의 불법 마약 수익금을 모두 압수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