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도망’ 수리남 전 대통령 사망

쿠데타 뒤 비판인사 암살
징역 20년 선고받고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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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치인 등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받자 잠적했던 남미 수리남의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이 79세로 사망했다고 수리남 대통령실이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수리남 대통령은 성명에서 “오늘 아침 정부 관계자로부터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발표했다. 1945년생으로 1975년 수리남 독립 당시 군에 복무하던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0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후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하다 국제사회 압력에 따른 문민 통치 복귀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1990년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1992년까지 집권했다. 이어 2010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해 2020년까지 집권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1982년 12월에 야당 정치인, 언론인, 대학교수 등 15명 살해에 직접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다. ‘12월의 살인’이라 불리는 이 재판은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집권으로 지연되다 16년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하지만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형 집행기관에 자진 출두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수감을 피해 도주했다. 지난 1월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사법당국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