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까지 입맛대로 바꾸려는 민주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찬대(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민주, 한덕수 탄핵 압박

박찬대 “오늘이 인내의 시한”
한덕수에 마지노선 일방 제시
내일 탄핵보고·28일 표결 엄포

탄핵초안 ‘대행’신분 사유 있어
정족수 논란 회피하려 뺄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26일까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최종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라며 ‘2차 탄핵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국회 제1당이 법적 근거 없이 임명 시한을 설정하고 권한대행 탄핵을 압박해 국정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국 안정을 위한 여야정협의체도 이날 첫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불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는 오늘 본회의를 열어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처리한다”며 “(한 대행을 향해) 오늘까지가 인내할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리가 헌법재판관 9인 체제로 진행되는 게 국정 안정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을 상정해 표결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을 임명 시한으로 제시했으나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당일 오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으면 27일 본회의에서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28일 곧바로 탄핵 표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28일 본회의 소집권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있다. 현재 여야가 합의한 본회의 일정은 26일과 31일뿐이고, 우 의장은 대법관 임명동의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27일도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이 27일 탄핵안을 보고하면 늦어도 30일에는 표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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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발의를 준비 중인 한 권한대행 탄핵안에는 총리 때는 물론 권한대행으로서 했던 행위까지 총 5개 탄핵 사유가 담긴다. 총리 시절 탄핵 사유는 ‘12·3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 불법 소집 등 적극 동조’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건의’ ‘한덕수 총리·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공동정부 운영 시도’다. 권한대행 때의 탄핵 사유는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미의뢰’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다. 권한대행 당시의 탄핵 사유는 탄핵 가결 정족수 논란을 우회하기 위해 실제 발의 때는 빠질 가능성도 있다.

여야정협의체는 출범하기 전부터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를 내란의 회복 과정으로 보고 협의체의 시급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지금과 같이 내란 잔당들의 준동이 계속되고 있다면 내란 진압이 먼저”라며 “이를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이 지체 없이 이뤄져야 하고, 협의체 논의는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