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측 ‘탄핵심판 지연책’ 먹히나… 헌재, 불출석·서류미제출 대응 고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삼엄한 대통령 관저 입구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호 관계자들이 관저에 진입하려는 버스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변론준비기일 앞 재판관회의

내일 탄핵소추단만 참석 가능성
헌재, 준비기일 추가 지정 등 논의

윤석열 대통령 측이 27일로 잡힌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하루 앞두고 불출석 조짐을 보이자 헌법재판소가 재판관회의를 열고 향후 재판 진행계획을 논의하고 나섰다.

문형배 헌재 소장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서 재판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탄핵심판 진행계획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다음 날인 27일 오후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윤 대통령 측이 불출석할 때에 대한 대응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헌재는 지난 23일 윤 대통령 측이 계속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탄핵심판 관련 서류들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변론준비기일 일정에는 변동이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이날 회의에서 재판관들은 윤 대통령 측의 불출석 및 서류 미제출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준비를 이어가되 변론준비 추가 기일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일정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기일이 지정되면 27일에는 탄핵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은 국회 탄핵소추단만 참석하는 ‘반쪽’ 기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26일 오전까지 윤 대통령 측이 헌재에 제출한 서류는 없으며 윤 대통령 측은 26일 이후에나 탄핵심판 및 수사에 대한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리인단 구성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27일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탄핵심판에서 양측 입장을 밝히고 쟁점을 정리하는 변론준비절차에는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대리인은 출석해야 한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날 출근길에 “한쪽이라도 불출석하면 기일을 진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수명재판관들이 준비절차를 더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한 차례 더 기일을 지정할 것”이라면서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지, 변론준비기일을 그대로 진행할지는) 오늘 회의를 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재판관은 윤 대통령 측이 서류 제출을 미루는 데 대해서는 “(국회 등에서) 제출된 자료로 재판을 준비하고 있고, 변론준비 절차 기일과 관계없이 재판준비는 재판준비대로 진행할 수 있다. 국회 측 대리인들은 임명이 됐다”고 말했다.

강한·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