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조롱·독설, 1기때보다 세졌다

파나마 대사 임명 발표하며
“불법운영 中군인도 축성탄”

그린란드 두고 덴마크 도발
“주민들도 미국 머물길 원해”

캐나다 트뤼도 총리 향해선
“51번째州 된다면 세금 감면”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크리스마스에도 특유의 SNS를 통한 독설 정치를 이어갔다. 지난 21일 파나마 운하의 반환을 요구한 데 이어 이날 주파나마 대사를 임명하며 다시 한 번 파나마를 향한 압박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캐나다 총리를 재차 조롱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형수 37명을 감형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소셜에 “카벤 마리노 카브레라가 파나마 운하로 우리한테 바가지를 씌우는 파나마에서 미국 대사를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브레라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서 플로리다주를 담당했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의 플로리다지부 사무국장을 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별도로 올린 SNS에서 “파나마운하를 애정을 담아서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중국의 훌륭한 군인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미국은 수십억 달러의 운하 보수 비용을 투입하지만 (운하에 대한)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고도 했다. 이는 지난 21일 파나마가 운하를 이용하는 미국 해군과 기업 등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운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발언의 연장선에서 재차 파나마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7년 파나마 정부의 대만 단교 및 중국 수교 이후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하고 파나마 외교 정책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희토류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북극 등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그린란드를 소유한 덴마크에 대해서도 재차 도발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 안보 목적으로 필요로 하고 미국이 그곳에 있기를 원하는 그린란드 주민들에게도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서는 다시 ‘주지사’라고 조롱한 뒤 “캐나다가 우리의 51번째 주(州)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감면되고, 기업 규모는 즉시 두 배가 될 것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더 군사적으로 보호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캐나다의 웨인 그레츠키를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난 그에게 ‘웨인, 왜 캐나다 총리에 출마하지 않느냐. 이 자리는 곧 캐나다 주지사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 당신은 쉽게 이길 것이며 선거운동조차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사형수 40명 중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재차 비판했다. 그는 “우리 법원 시스템과 선거를 방해하고 미국의 위대한 시민과 저를 노리고 있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도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살인, 강간, 약탈을 일삼은 가장 폭력적인 범죄자 37명도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으로부터 사면받았다. 그 행운의 영혼들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